슬기로운 의사 생활 시즌 1 리뷰 - 힐링 드라마 - 넷플릭스



슬기로운 의사 생활 시즌 1

슬기로운 의사 시리즈의 시즌 1 입니다.

 

줄여서 '슬의생' 이라고 합니다.

최근 TVN과 넷플릭스에

시즌 2가 방영중이어서

코로나19에 지친 팬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슬의생을 두고 힐링 드라마라고

평가를 합니다.

 

응팔의 갬성팔이가 쌍팔년도의

추억 되새김이 필승 콥셉트였다면

슬의생은 그들의 현재 모습,

시대의 중추를 책임지는 40대가 된

80년대 생들의 현재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뭐 일각에서는 같은 의대 동기로

20년 이상 우애를 다진 친구들의

우정과 사랑을 다룬 잔잔한 이야기로

전세계 최대 시트콤 히트작인

미드 프렌즈에 비견할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다섯명 주인공의 직업이 모두 의사로

어떻게 보면 고위 엘리트 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사실 의사라는 직업에는

다른 고위직에는 없는 3D 직업의

고충이 있습니다.

 

의사의 일이란 방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의 현재 상태를

평가하는 판단력과 간단한 시술부터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복잡한 수술까지

고도의 기능적인 부분에 추가적으로

환자와 보호자의 멘탈적인 부분까지

케어해야 하는 인간 직업의 덕목들의

거의 모든 면에서 만능 내지는

최고를 추구해야 합니다.

 

그런 특별한 존재들을 전혀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사람들로써

바라보고 대중들의 낮은 시각에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드라마가 바로

슬기로운 의사 생활입니다.

 

개인적으로 슬의생은

힐링 드라마라기 보다는

휴머니즘이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휴머니즘이 꼭 진지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재미도 있고 유머도 있고

긴장감도 있다면 휴머니즘이죠.

 

 

한국의 메디컬 드라마

기획의도에서 밝힌 것 처럼

슬의생은 병원이란 무대를

우리 인생의 축소판처럼

표현합니다.

 

슬의생 기획
슬의생 기획

 

개인적으로 슬의생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힐링 드라마인데

극의 퀄리티가 기존의 한국 드라마와

비교해서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이후 의학 드라마 중에서

미드 그레이 아나토미가 가장

교과서 적인 메디컬 드라마라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의 의학 드라마는 ER 이후에

그레이 아나토미로 넘어오면서

멜로 + 막장스토리로 갔었죠.

 

그레이 아나토미는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것은 종합병원이라는 무대는

인간의 모든 희노애락을

다 표현할 수 있는 종합적인

각본이 나올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단지 이 무대를 잘 살릴 수 있는

각본과 배우들이 필요할 뿐이었죠.

 

그레이 아나토미는 미드답게

원조 막장 드라마의 정점을 찍고

이제는 원 주인공인 그레이도

많이 늙어서 크게 화제가 되진 않지만

그래도 아지까지 세계 최고의

제작진이 만든 의학 드라마입니다.

 

반면 슬의생은 과도한 막장 설정을

제외하고 인간성 그 자체에

포커스를 맞춘 드라마입니다.

 

예전부터 한국의 드라마 각본은

맨날 외국의 것들을 모방해서

자극적인 것을 추구했습니다.

 

쉽게 말해 시청자들에게 어떤

쇼크를 주기를 원했는데

그것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 드라마들의 시나리오 작법과

소재의 참고를 중심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한국인들만 이해할 수 있는

소재인 사극과 일반 드라마의

갭차이가 크게 느껴졌습니다.

 

헐리우드의 시나리오는 크게

대단할 것이 없습니다.

철저하게 서양인의 관점에서

성공시킬 수 있는 즉 관객을

납득시키는데 총력을 다하는

그런 시나리오입니다.

 

헐리우드 스토리 텔링의 교과서인

로버트 맥키의 저서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에는 영화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1년에도 수천개의

시나리오가 경쟁하는 상황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결국 관객에게 최대의 만족을 주는

시나리오를 극화의 투자자들이

채택할 것 이다라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미드를 보면서

정해진 루틴의 기승전결을

반복해서 경험하는 겁니다.

 

항상 어딘가 맞지 않는 옷을

추종해왔다고 느꼈던 한드에서도

이런식의 드라마가 나올 수 있구나

 

각각의 에피소드에는 어떤 극적인

반전도 없고 친구들의 관계도

그레이 아나토미 처럼 극적인

변화는 거의 볼 수 없고

평행선을 유지한채 흘러갑니다.

 

뭐 극적인 내용이 있다면...

확률이 낮은 수술에 들어갈 때

이 드라마의 가장 극적인 긴장감은

수술실에서 나타나고 인간 관계에

있어서는 그저 흘러가도록 놔둡니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간에

필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보이지 않습니다.

뭐 몇가지 문제가 불거지지만

그것도 죽고사는 주인공들의

대립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지금 살아가는 인생에 주목합니다.

 

석형은 젊은 여자와 바람나서

어머니와 자식들을 버린

아버지 양회장을 미워하지만

어머니에게 이혼하도록 부탁합니다.

 

그러면서 어머니에게

'엄마 이제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인생을 살어' 라며 부탁합니다.

 

즉 가정을 파탄내고 어머니를

힘들게 한 아버지라는 빌런에 대해서

굳이 그렇게 복수하려고 하지도 않고

남아있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석형도 이혼한 경험이 있음)

 

그리고 의사 다섯명 동기들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대에서 처음 만났던 그 의리를

지키는 것 입니다.

 

5명이 구성한 밴드는

그 의리를 지키는 상징입니다.

 

밴드에는 보컬, 건반(피아노), 일렉,

베이스, 드럼까지 정확히 5명이 필요합니다.

 

주인공들이 시청자를 위해서

해야할 한가지의 임무는

아무리 의사의 삶이 고되고 바빠도

이 자리를 지켜내야 하는 것이죠.

 

슬의생에도 많이는 아니지만

각종 빌런들이 나옵니다.

 

하지만 주인공들에게는 그런게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빌런들과 대립하는 일보다도

음악 밴드를 지키고 모여서

떡볶이를 먹는 것이 그들에게는

인생의 더 중요한 일 처럼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의리를 위해서 자신의

삶과 신념을 포기하지도 않는 그런...

결국은 사람사는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사실 이런 의사들은 현실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드라마다.

라는 삘이 확 꽂힙니다.

그전까지 메디컬 드라마는

의사를 좀 신적으로 묘사한 작품이

많았는데 슬의생에서는 뭔가

의사들을 묘하게 바닥으로

끌고 내려온 느낌이 듭니다.

 

시대가 변해서 일까요.

공감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시청률이 말하는 것

 

슬의생 시즌1 TVN 시청률은 TNV 드라마

역대 6위이며 넷플릭스에서는 지금도

꾸준히 시청횟수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시청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면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더라도 잔잔한 공감대가 울려퍼지듯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너무나 좋았던 것은

슬의생은 정말로 한국적인

드라마라는 것입니다.

 

그레이 아나토미에 비하면

막장 드라마의 요소가 전혀

없다고 볼 수 있죠.

 

기존의 자극적인 설정이 얼마나

많았는지 사람들의 감각이

변한 것 같습니다.

 

의대 동기 5명이 같은 병원에서 일한다는

설정은 매우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슬의생은 이제 정말 한국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한 듯한

드라마라서 놀랍습니다.

 

지금 시즌2가 진행되고 있어서

화제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TOP 시청률이고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쪽 국가의

10위권에 랭크하고 있습니다.

 

해외쪽을 타겟으로 만들어서

전세계 80개국의 10위권에 진입한

킹덤 아신전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가장 한국적인 드라마라고 생각됩니다.

 

이전까지는 헐리우드나 다른 나라의

시리즈물의 소재와 형식을 모방한

드라마를 많이 봤다면 슬의생은

정말 한국인만이 만들 수 있는

드라마 소재와 형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병원이라는 소재는 흔하지만

한국의 병원은 한국에만 있습니다.

 

과도한 설정을 배제하고도

넷플릭스에서 1위를 유지하는

엄청난 공감력. 비록 서양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들어도 상관없습니다.

 

아시아 계열의 감성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동안 드라마에서 우리만의 것은

조선시대 사극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닙니다.

 

한국 발전의 태동기인

80년대에 유년기를 보내고

2000년대에 대학시절을 보낸 후

지금의 시대를 담담히 살아가는

40대의 컨텐츠는 문화적으로 단절된

2-30대와 5-60대를 중간에 이어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봅니다.

 

넷플릭스 순위 슬의생
넷플릭스 순위 슬의생

 

5명의 주인공들은 의사라는 

특별한 위치에서 세대와 계층과

소통하는 미션이 있습니다.

 

이 다섯명이 모이면 전국의

모든 사람들 나이와 성별

계층에 관계없이 어울릴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런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시청률이 나오는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음악에 대해서 OST

90년대는 한국의 대중음악

장르도 정점을 찍었던

시절이었습니다.

 

대중가요가 세상을 바꾼다.

한 세대의 정신적 요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런 개념은 2000년대 이후에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사실 한국만 그런게 아니라

전세계적인 추세였습니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노래는

지금도 미국의 라디오에서

가장 많이 틀고 있는 노래기도 합니다.

 

다섯명의 의사 동기들이 밴드에서

부르는 노래들은 조금 오래된

것들이지만 현대의 가수들,

레드벨벳 조이, 마마무 휘인, 관진언,

제이레빗 등이 재해석한 곡을

OST로 내놓으면서 세대와 국격을

넘나들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유튜브 Stone Music Entertainment 에서

슬의생의 OST 조회수를 다합치면

정확히 세보지 않았지만 아마

1억이 넘어갈겁니다. 

 

조정석의 아로하 뮤직비디오 하나의

조회수가 2800만회가 넘어갑니다;;;

 

뮤직비디로로 이게 얼마나 대단한 조회수냐면

웬만한 KPOP 톱클라스 아이돌이 타이틀곡으로

1000만회를 넘기기 쉽지 않습니다.

 

물론 댓글을 보면 거의 영어입니다.

 

80년대 생이라면 슬의생 OST의

원곡들을 기억할겁니다.

 

너무나 명곡들 그리고 최고 수준의

KPOP 아이돌 보컬들이 재해석한

명곡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또 극중에서는 전미도의 보컬 실력이

좀 개판으로 나오지만 원래 뮤지컬하던

분으로 편집된 뮤비로 보면 엄청난

가창력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외적으로 미친 반전까지 보여준

슬의생 정말 최고의 드라마입니다.

 

음원들은 앞으로도 계속 재생되면서

드라마의 이미지를 강화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감상평

유튜브 뮤비에 보면 수많은 영어 댓글이

달려있는데 뭐 다 극찬하는 내용이고

다 좋습니다만 그중에 좋았던 것은

 

This is life, in dramaland and real world.

 

- 이것이 인생이다. 드라마에서과 실제 인생에서.

 

이 드라마의 어떤 밑바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가장 한국적인 것의 개념이

바뀌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90년대 IMF이전 한국의 풍요로움

인간다움을 간직한채 2000년에

20대를 맞이한 지금의 40대들.

 

나라의 경제는 아작나고

코스피가 회복되려면 아직

10년도 전의 이야기지만

2002년의 월드컵과 함께 청춘을

걸었던 젊은이들 고졸 출신의

노무현 대통령과 40대의 정치인들...

 

그 모든 시대를 보낸 80년대 생들은

과거 시대의 어른들과는 달라졌습니다.

 

우정과 가족을 중요시 여기고

그렇게 탐욕스럽지도 않고

그렇게 신념에 매몰되지도 않고

사랑을 바라지만 그것에 매몰되지도 않고

모든 것을 바라지도 않습니다.

 

한국은 원래 가난한 나라였기에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목숨을 걸던 시대였습니다.

 

의사가 되기위해서

무엇이 되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물러서지

말아야 했던 사람들

 

하지만 슬의생의 주인공들은

위로는 구세대와 아래로

새로운 세대를 보며

생각이 완전히 달라진 세대입니다.

 

이들 중에 제대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습니다.

 

이들의 직업이 사회의 엘리트 층인

종합병원의 의사임을 감안하면

좀 이상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연애는 하지만 결혼은 하지않는

지금 세대의 현실에 공감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적당히 균형감있게

유지하기 위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그 유일한 보상은 친구들과의 우정과

반쪽으로 찢어진 가족과의 시간입니다.

 

극화의 비현실성을 감안하더라도

실제로 이렇게 바뀌어 버린 대한민국

사람들의 모습에 크게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보면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통해

한국사람들 보다 해외 시청자가

더 많이 보고있는 드라마입니다.

 

이것이 진짜 한국의 모습이라고

외국인에게 소개하는 것이

너무나 편안하게 느껴지는 드라마로

남녀노소 장르를 불문하고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에피소드도 시즌 1이 12화로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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