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검프 리뷰 (1994, 톰 행크스 주연, 로버트 저메키스 연출) - 넷플릭스 영화
▣◍ㅋㄸㅈㄱ▨◯
OTT 영화와 드라마/넷플릭스 리뷰 | 2021. 12. 18.
포레스트 검프
윈스터 프랜시스 그룸 주니어의 소설 원작을
영화화한 톰 행크스 주연의 1994년 영화입니다.
67회 아케데미에서 톰행크스는 남우주연상을,
로버트 저메키스는 감독상을 그리고
영화는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흥행면으로도 글로벌 수익 6천7백억달러
(한화 8천억원)를 기록함으로써 제작비의
12배 이상을 벌어들였습니다.
톰 행크스를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미국의 20세기 후반을 다루는
미국인을 위한 휴머니즘 드라마입니다.
분명 내용적으로는 심각하고
슬픈 내용이지만 대중성을 위한
블랙코미디의 형식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90년대의 미국인이
파란만장했던 미국의 역사를 돌아보며
한편으로 앞으로 다가올 미국의
찬란한 미래를 낙관하는 관점을 가진
미국적인 신파극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인이나 흑인이나 다른 유색인종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합니다.
미국에 수년간 거주한 경험으로
이해하면 이 영화는 미국인들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영화입니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미국인은 언제나
영웅처럼 등장하지만 여기서는
그저 폭풍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온갖 고생스런 운명을 견뎌야 하는
나약한 존재로 묘사되기 때문입니다.
포레스트의 정신적 멘토인 어머니는
정해져 있는 인간의 운명에 대해서
강조하고 죽음도 삶의 일부로써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후에 만나는 댄 중위는 조금 다르지만
운명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자본주의의 최고 정점이자 물질 만능주의
국가인 미국 헐리우드 영화에서
운명이니 어쩌니 설교하고 있다니...
뭔가 신선했을 것 입니다.
1994년의 한국은 개발도상국이었습니다.
경제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은 나라였습니다.
그 때 미국의 영화들은 항상
우리보다 앞서 있고 그래서 다들
미국에 대한 환상과 동경, 어메리칸 드림
같은 것을 가슴 한켠에 가지고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잘 살자라는 것은
미국을 본받아서 경제를 이룩하자를
우리 식으로 표현한 시대였습니다.
뭐라해도 당시 미국은 한국의
최대 벤치마킹 국가였으니까요.
이 영화를 다시 보고 미국 현대사의
자료를 좀더 찾아 봤는데 그렇게
어려운 역사는 아닙니다.
시기적으로 1960년~1970년대에 대한
역사를 중심으로 하는데 왜냐하면
이때의 미국 역사가 90년대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포레스트의 가장 사랑하는 제니는
그냥 캐릭터로 봤을 때는 발암캐지만
배경을 이해하고 보면 그녀는 시대가
낳은 가장 큰 피해자에 속합니다.
미국인 농부 아버지의 가정 폭력(+성추행)
(White Trash - 백인 쓰레기라고 한다),
베트남 전의 반전 사상으로 태어나서
취지는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진보주의 히피 생활을 하며 젊음을
소진했습니다. 가수가 되길 바랬던
순수한 남부 미녀 제니는 스트립 클럽에서
옷을 벗고 노래를 하는 도중 쾌락을
추구하는 남자들에게 희롱을 당했으며
자신을 받아주는 것은 다시 히피였습니다.
포레스트와 스트립 클럽의 해프닝 이후
그가 말합니다. '제니를 만지려고 하고 괴롭혀서
남자들을 밀친 것이었어' 그러자 제니는
'온갖 남자들이 나를 만지고 싶어해'
라며 오히려 포레스트에게 소리를 지릅니다.
무분별한 마약 투약과 집단 O스 등
영화에서는 적나라하게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미국인이라면 다 알만한
내용으로 때 마침 창궐한 시대의 불치병
에이즈바이러스(HIV 보균자)의 희생자가 됩니다.
나중에 포레스트와 함께 어린시절
아버지에게 성적학대를 당하던 집에
찾아가 폐허가 된 집에 분노를 뿜고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며 쓰러지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는 맥락을
이해 못하면 저 여자는 자기가
잘못하고선 왜저러나? 라고 의아해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게 아니라 거기서 부터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White Trash 였던 알라바마 농부 아버지의
성적학대가 없었다면 그녀가 히피에
빠져들지도 않았을 거고 어쩌면
남부 미녀로써 가수로 성공할 수도 있고
또 출세한 남성과 결혼하여 근사한 삶을
누리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포레스트에게 어린시절 스쿨버스에서
처음 만난 제니가 평생의 사랑이었지만
제니에게도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포레스트만이 자신을 상처입히는
남자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초월한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두 사람의 내용적으로 보면 로맨스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일반적인
로맨스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포레스트의 IQ가 75라고
경계성 장애를 깔고 들어가니까요.
아마 원작이 표현하려고 했던 것은
제니가 발암캐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돌아가는 역사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운명인지 불행인지
너무 멀리가버린 미국인을 표현한 것이라 봅니다.
반면 포레스트는 어눌하지만
항상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순수한 열정의 가치를 전달합니다.
포레스트 인생에 걸쳐서
run! forest! run! forest!
달려! 포레스트! 달려! 포레스트!
이 대사가 많이 나오는데요.
유년시절 제니가 포레스트에게
한 대사입니다. IQ가 정상인 사람들은
온갖 복잡한 생각속에 살지만
경계성 장애에 있는 포레스트는
오로지 한가지 아이디어에 집중합니다.
달리는 것, 그게 영화 전반의 메시지
이기도 하구요. 한가지에 몰두하여
기적을 일으킨다는 설정입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 봤을 때
90년대 미국의 낙관주의였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원래 90년대는
세기말이라 전세계가 술렁였습니다.
낙관주의, 비관주의, 염세주의 등
온갖 주의가 난무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90년대 모 사이비 종교 집단의
세상 종말 해프닝을 심지어 공영방송에서
생중계한 일도 있습니다. 그만큼 90년대는
어질어질하던 시대였습니다.
(밀레니엄 핵전쟁 시나리오도 있었고
진짜로 세계 멸망하는 줄 았았음)
포레스트와 중요한 관계를 가지는 캐릭터는
많이 나옵니다. 그 중에서도 추리면
초반부 어머니, 새우잡이 선장이 꿈인 버바,
불구가 되고 후에 포레스트와 함께한 댄 중위
그리고 처음 만남부터 마지막까지 영혼의
동반자인 제니까지 4명입니다.
결국 이 영화의 주제는 제니를 바라보는
포레스트에 대한 공감입니다.
원작자가 또 감독이 제니처럼 미국의
역사속에서 희생된 삶에 대한 슬픔,
미국식 신파극이라고 할까 감정이입입니다.
신기하게도 포레스트의 IQ설정은 75로
정상인과 지적장애의 경계에 있는데도,
마지막에 가서는 관객들이 포레스트와
함께 눈물을 흘립니다.
제니의 육체과 영혼을 파괴해버린
시대를 겪게 한 기성세대의 미안한 마음과
후회의 감정을 순수한 포레스트가 제니를
마지막까지 지켜보는 것으로 용서를
구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니는 2차대전 이후 태어난 60~70년대
미국의 베이비 부머 세대입니다.
한국의 베이비 부머들하고는 또 다른데요.
미국은 전쟁이 끝나고 최고의 국가로
거듭납니다. 거기서 태어난 베이비 부머하고
625전쟁 후 완전히 ㅋ작살난 국가에서
태어난 베이비 부머하고는 차이가 큽니다.
개인도 그렇지만 국가도 금수저 흙수저가
있는데 미국의 베이비 부머 -> 금수저면
한국의 베이비 부머 -> 흙흨수저 입니다.
어린시절 겪은게 다르니까 사상이 다른거지요.
어쨋든 제니를 향한 포레스트의 마음
이것이 원작자와 감독이 의도이며
젊은이들에 대한 연민과 속죄의
마음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개인적으로 믿고 있습니다.
(60-70년대 젊은이라면 현재는
6-70대 입니다. 이제 늙은이가 되었음
바이든 같이 정통 이미지의
미국 대통령을 보면 웬지
포레스트 검프 시대의
열혈 청년이었을 것 같다)
미국 서민들의 이야기
포레스트 검프를 다시 보고 머리속에
떠오른 작품은 윤여정님이 93회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후보에 오른 미나리 였습니다.
미국은 다인종 국가입니다. 인종 구성이
다양하고 시대별로 이민자 비율이나
지위에 따라 인종의 트렌드라는게 있습니다.
27년이 흐르면서 미국적이라는 것이
많이 변했습니다. 포레스트 검프가
90년대를 상징하는 미국 서민의 드라마라면
미나리는 2021년을 살아가는 이민자들이
지난 몇십년을 돌아보는 드라마입니다.
물론 흥행적이나 인지도적으로는
큰 차이가 있겠지만 미국인들의
관점은 작품성에 관련이 있습니다.
미나리 윤여정 님과 정이삭 감독이
미국 영화계의 권위있는 비평가 상을
수십개나 수상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건 기생충의 수상과는 차원이 다르지요.
가장 미국적인 드라마를 미국인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연출했기 때문입니다.
(약간 국뽕적인 해석이기도 합니다)
포레스트 검프는 한국에서의 흥행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94년도는
서울 관객만 집계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한국 개봉시 서울 관객 70만명으로
그해 라이온킹, 트루라이즈, 스피드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틈새에서
꽤 선방한 숫자 입니다만 작품성에
비해서 웬지 순위는 낮은 편입니다.
이 영화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영화로 94년이면
미국과의 교류와 이해가 지금보다는
많이 부족했던 시절이라 그래도
당시 70만명이면 선방했다고 봅니다.
추천
미국의 문화, 사상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한번쯤 봐야할 영화입니다.
지금의 미국의 밑바탕에는 무엇이
깔려 있는가? 그걸 다 알려면
미국 역사부터 사상, 문화 등
공부할게 많은데 나름 6-70년대를
요약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대중음악적으로도 관련이 있습니다.
어떤 사상이 발달하면 필연적으로
정신을 고취시키는 음악도 함께
발달하게 되는데 음악 장르가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던 시기지요.
포레스트 검프에서는 엘비스 프레슬리나
비틀즈의 존 레논도 등장하는데
분량은 적어도 깨알 재미입니다.
톰 행크스라는 미국의 국민 배우의
진가를 알기 위해서도 봐야하는 영화입니다.
이 때가 40가까이 되었을 때인데
톰 행크스 절정의 때라서 어눌한 연기와
뛰는 연기가 진짜 기가 막힙니다.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습니다.
휴먼 드라마지만 장면 하나하나에
공이 들어가 있고 수십가지의 다른
장면이 스무스하게 연결되기에
이야기의 흡입력이 좋습니다.
그냥 아무생각없이 보기에도 좋고
수위조절이 되있어서 누구와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거의 장점만 늘어놓은 것 같은데
딱히 단점이 없는 영화같습니다.
단점은 2편이 나온다고 했으면서
안나온체로 시간이 너무 흘렀다는 것?
정도 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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